(회색 코뿔소 앞에 선 다윗) 챕터 7_ 혁신적인 리더

이 책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다. 단순하게 정의하면, 기업가들이 갖추어야 할 특성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정의는 혁신적 사고를 지닌 기업가라 할 수 있다. 본래 ‘기업가 정신과 혁신’이란 글을 보면,* 영어의 기업가Entrepreneur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시도하다’, ‘모험하다’ 등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기업가정신을 최초로 소개한 죠셉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기업가를 ‘새로운 조합의 수행을 통해 시장 내에서 변화를 실행하는 혁신가’로 보았다. 기업가는 바로 혁신가이다. 무엇을 혁신하는가? 새로운 시장과 판로의개척,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새로운 조직의 구성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슘페터의 정의에 따르면 ”기업가란 혁신가로서 새로운 제품, 새로운 생산방법,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여 이윤창출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슘페터에 의하면 이미 자리를 잡은 사업을 관리하는 사람은 기업가라고 볼 수 없다. 그가 주장하는 기업가는 새로운 기회를 개척하는 혁신적인 리더를 기업가라고 보는 것이다.  프랭크 H. 나이트Frank H. Knight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역시 기업가 정신이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커즈너Israel Kirzner는 기업가란 ‘시장에서의 기회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들의 주장을 볼 때 공통적인 정의로 기업가 정신이란 “위험을 감수하면서, 기회를 포착하고,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성경의 인물 가운데 사도 바울이 매우 혁신적인, 마치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물로 소개했다. 그래서 마이클 버드Michael F. Bird와 같은 오스트리안 신약학자는 바울이야 말로 유대교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유대교의 울타리를 넘어 토라가 아닌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중심으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을 이스라엘과 동등한 일원으로 포옹한 혁신적인 인물로 보고 있다.**  하나님께서 그를 선발하신 것은 매우 놀라운 역사인 동시에 탁월한 선택인 것을 보게 된다. 옥중에서 골로새의 빌레몬과 교환한 서신, 빌레몬서에서 그의 혁신적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그는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다. 로마에서 투옥되었을 때에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고 그들을 세우는 일을 했다. 보통 사람들은 환경에 묻히고 만다. 그러나 바울은 환경을 뛰어넘는 리더이다. 바로 그가 로마에서 가택연금을 당하는 답답한 환경에서 만난 오네시모라는 노예를 주인인 빌레몬에서 추천하면서 빌레몬서를 기록했다(몬 1:10). 누구나 환경을 핑계하지만 혁신적 리더는 환경을 뛰어 넘는다. 

 둘째로 그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과 친절을 보였다. 당시 철저한 신분사회에서 주인에게서 도망쳐 온 노예를 친절하게 대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노예를 극도로 칭찬하고 추천하는 것을 보면 그가 매우 혁신적 사고의 소유자임을 보여준다(몬 1:11).

  셋째로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지 않고 겸손하게 부탁했다. 사도였고, 골로새교회의 설립자이며, 최고의 권위를 지닌 바울이 그냥 부탁해도 될 듯 하지만, 빌레몬에게 보낸 서신에서는 매우 진지하면서도 겸손하게 오네시모의 변화를 소개하고 그를 사랑받을 종으로 대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본다(몬 1:16). 성경적인 혁신적 리더는 무자비하거나 지위나 감정을 내세워 매정하지 않다.

 넷째로 그는 사람들의 가능성이나 미래를 보고 인격적으로 대우한다. 오네시모와 같은 도망자요 노예를 자신처럼 여겨달라고 하는 것은 오네시모의 잠재력을 잘 알기 때문이다(몬 1:17).

  다섯째로 그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능력을 관리하고 계발하는 일을 즐거워한다. 혁신적 리더는 현재에 안주하거나 안전한 일만을 따라가지 않는다. 부족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도 아직 발굴되지 않은 가능성을 보고 자신을 투자하여 그들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바울이야 말로 그런 혁신적 사고를 가진 리더의 전형적인 표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