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에서 종종 ‘블랙 스완Black Swan’을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블랙 스완은 희귀한 검은 백조처럼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그래서 대비하지 못한 돌발 상황을 말한다. 생각지도 못한 사건인 만큼 충격은 상당하고, 재앙을 겪은 후 원인을 분석할 수는 있을지언정 미리 예견해 대비할 수는 없다. 반면에 ‘회색 코뿔소Grey Rhino’는 그렇지 않다. 소만큼 덩치가 커 멀리 있어도 눈에 잘 띄고 2t에 육박하는 몸무게가 존재감을 준다.
The Gray Rhino: How to Recognize and Act on the Obvious Dangers We Ignore*의 저자 미셀 부커Michele Wucker가 이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회색 코뿔소’란 “개연성이 높고 그것이 미칠 충격이 엄청난 위험을 상징”하며 “당연히 알아채야 하지만 자주 놓치는 위험 혹은 보고도 못 보는 척하는 위험”이다. 코뿔소는 사람을 몹시 경계하는 습성이 있는 만큼, 그 접근이 코를 비비거나 꼬리를 흔드는 등의 친근감일 거라고 기대한다면 착각이다. 코뿔소의 접근은 공격으로 이어질 뿐이니 다가온다고 느껴지면 피해야 한다.
예측할 수 없기에 대비할 수 없는 ‘블랙 스완’과 달리 ‘회색 코뿔소’는 보이지 않는 위기신호를 포착해 대비할 것을 강조 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위기를 예측하면서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미셀 부커는 위험 경고신호가 무시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경고시스템의 고장 때문이고, 둘째는 사람들이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셋째는 편견 때문이라고 한다. 위기가 닥쳐오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편견 때문에 사람들은 위기를 무시한다. 넷째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 때문에 실제로는 본인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피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와도 시도하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학습된 무력감'이 경고신호를 무시하는 또 다른 이유다. 위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서 발생한다. 외부의 위기는 전쟁, 유가폭등, 주가 폭락,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적 원인에서 온다. 어쩌면 소비 트렌드의 변화라든지 노동시간이나 임금 같은 조건의 변화일 수도 있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위기는 제품불량으로 인한 리콜사태라든지, 품질 관리 문제, 혹은 상해나 현장에서의 재난 등이다. 자사의 핵심 역량이 줄고 조직에서 문제가 불거지거나 소비자들이 이탈하는 것도 위기가 된다. 회색 코뿔소처럼 예기치 못한 위기가 올 때 리더십은 주목받게 된다. 느헤미야의 리더십은 비 기독교인들에게도 흥미 있는 사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크리스천 리더들은 주목할 만하다. 데이브 크레프트Dave Kraft가 느헤미야에서 배우는 리더십을 잘 정리했다.** 매우 적대적인 상황에서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성과를 이룬 느헤미야를 통해 회색 코뿔소를 대응하는 비결을 배울 수 있다.
느헤미야는 어떻게 회색 코뿔소를 대응했는가? 우선 가장 먼저 한 것은 철저한 준비이다. 그는 예루살렘에 가기 전부터 페르시아에서 이미 정보를 모으고 다양한 준비를 갖춘 것을 주목해야 한다(느 1:2). 그렇게 준비한 후 신중하게 대처한 것이다. 그는 왕에게 나가기 전에 기도하면서 준비했고 결국 왕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한 후 모두 얻어냈다(느 2:8).
두 번째로 느헤미야는 무엇보다 그는 독단적으로 일하지 않았고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분담하여 배치했다(느 3장). 또한 지혜와 믿음의 용기로 방해세력들을 물리쳤다. 철저하게 방어하면서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느 4:9). 기도는 단지 신앙적 행동이 아니라 지혜로운 행동이기도 하다.
세 번째로 느헤미야가 뛰어난 이유는 뒤에서만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앞에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페르시아 궁전에 앉아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예루살렘 총독직을 맡아 직접 와서 옷도 벗지 않고 일했다(느 4:23).
마지막으로 그의 리더십의 특징은 주변 사람들을 챙긴 것이다. 자신과 함께 위기의 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격려했다. 그 모든 일꾼들의 이름을 성경에 기록했다(느 3장). 리더의 행동은 모두가 주목하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 함께 한 사람들을 챙기는 것을 보면 누구나 미래에도 위기의 때에 몸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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